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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옥으로부터의 소영 (커버이미지)
감옥으로부터의 소영
  • 평점평점점평가없음
  • 저자정소영 지음 
  • 출판사봄알람 
  • 출판일2022-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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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독재 정권하의 대학 캠퍼스에서, 감옥에서, 교도소에서 그리고 다시 감옥에서……
43년에 걸쳐 도착한 스물세 통의 편지


폭압의 시대를 관통한 소영의 생애로 보는 사회사, 정신사


‘소영’은 삼남매 중 둘째, 외딸로 자랐다. 오빠만을 떠받들며 집안을 호령하는 어머니를 두려워도 하고 원망도 하며 크는 동안 모두가 ‘에미야’ 하고 부르는, 매일을 혹사하듯 집안일에 매달리는 다른 여인이 진짜 엄마라는 것을 알았다. 항시 양모의 눈치를 살피며 자정이 지나도록 부엌 시멘트 바닥을 거울처럼 닦고 있는 생모의 존재는 그의 첫 번째 큰 슬픔이었다.
“너는 여자라서 안 돼.” 양모의 말로 서울 대학에 가려는 꿈은 좌절되었지만 부친의 뜻에 따라 가까운 국립대에 진학했다. 독재 정권의 통제하에 놓인 강의실 대신 공부 모임과 조직을 통해 진짜 역사의 진실을 배워나갔고, 그로 인해 옥살이와 고문을 겪었다. 군사정권의 폭력과 시대의 아픔으로, 운동권 내부의 분열과 성범죄로, 사랑의 죽음과 배반으로 그의 슬픔은 강인하게 벼려진다.
“소영이 네 인생은 참 파란만장해. 너처럼 똑똑한 사람이 왜…….” 지나온 고난을 재단하는 그런 말들에는 동의하지 않는다. 다만 원 없이 살아낸 젊은 날을 뒤로하고 현재에 이르러, 연못에 연뿌리를 마당에 초목을 심으며 세상을 내다본다.

“생각하기에 따라 여전히 이 세상은 커다란 감옥일 수도 있습니다. 남아 있는 이 감옥에서도 탈출하는 날 당신을 꼭 안아드리고 싶습니다. 멀리 가지 마시고 조금만 더 기다려주세요.”

저자소개

씨받이 엄마에게서 태어나 정원의 초목 옆에서 자랐고 박정희 정권 말기에 대학에 들어갔다. 캠퍼스엔 감시와 억압의 긴장이 기다리고 있었다. 이듬해 총탄에 죽어가는 광주의 절규를 보며 헤아릴 수 없는 분노를 만났고 한밤중에 끌려간 대공분실의 고문 속에서 강인하고 깊은 슬픔을 만났다. 전두환 정권 말기 다시 투옥되면서 죽어버린 민주와 권력의 횡포에 가슴을 움켜쥐어야 했으나, 다행히 노동 현장의 삶과 사람 속에 살아 있는 신뢰와 생명력을 만났다.
졸음 방지 약과 커피믹스를 입에 털어 넣고 3교대를 하던 순희는 남동생 학비를 보내며 기뻐했다. 그들이 슬며시 손을 잡아올 때는 빙긋이 그들을 마주 안으며 함께 퍽 행복했다.
그리고 그 길을 걷는 내내, 독재라는 감옥에 맞서는 운동권 내부에서 또 하나의 지독한 감옥을 만났다. 여성은 두 개의 세계를 깨고 나와야 한다는 것, 대다수의 무지한 자는 여성을 끝없이 감옥 속으로 처넣으려 한다는 것을 삶을 통해 알았다.
젊은 날을 원 없이 보냈다. 오늘은 어제 내린 비로 꽃이 핀 산길을 호젓이 걷는다.

목차

당신이 엄마가 된 나이에 딸은 유신 치하의 대학생이 되어―에미에게

지하 감옥은 춥고 양말은 어디로―현진 형에게

보내지 못한 우유 곽 편지―현진 형에게

반성문을 써야 할 이유―아빠에게

봄바람처럼 헝클어지고―현진 형에게

감옥 아닌 곳이 어디인가?―민호에게

노란 은행나무 아래 만장을 펄럭이며―양모에게

성추행당하고 근신이라니―현진 형에게

이 땅의 여성이란―민호에게

맨땅에 씨를 뿌리며―현진 형에게

가출하며―에미에게

햇살처럼 너에게 갈 수 있다면―경인에게

다음 생에 만나자고?―경인에게

사라진 형과 쓰러진 나―현진 형에게

다시 감옥에서―아빠에게

그곳은 활기차고 행복했습니다―현진 형에게

노동 상담소를 열며―아빠에게

아빠의 일기장―아빠에게

공단의 횃불 그리고 결혼―에미에게

이혼식과 프러포즈―현진 형에게

아직도 부르고 싶은 말―엄마에게

60년을 살고―아빠에게



닫는 글

인간이 되어―나래에게

한줄 서평